국세청이 국회 탄핵안 표결 하루 전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매년 연말에 진행되는 인사이지만 올해는 탄핵 등으로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예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 앞당겨 진행됐다.

국세청은 16일 자로 서울지방국세청장에 한승희 본청 조사국장을, 부산지방국세청장에 서진욱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승진 발령하는 1급 인사를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날 국세청은 대전지방국세청장에 신동렬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을, 광주지방국세청장에 김희철 본청 기획조정관을, 대구지방국세청장에 윤상수 중부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을 발령하는 등 고위 공무원 20명에 대한 인사도 함께했다.

이번 인사로 국세청 1급 네 명 가운데 김봉래 국세청 차장과 심달훈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유임되고 김재웅 서울지방국세청장, 최현민 부산지방국세청장은 퇴임하게 됐다.

국세청의 이번 인사는 예년에 비해 앞당겨 진행됐다. 국세청이 지난 2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자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인사 검증과 대통령 재가까지 일주일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다만 탄핵 등의 정국을 고려해 이번 인사가 소폭 진행됐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이번에 퇴임하는 김재웅 서울청장과 최현민 부산청장은 '연령명퇴'대상인 1958년생이다.

서울청장 등 6명의 지방청장 모두 지난해 12월30일자로 취임해 재임기간을 1년 채워 교체가 예상됐다. 지방청장이 되면 정무직 공무원처럼 임기 보장 없이 1년 정도 일하고 용퇴하는 것이 관례였다.

서울청장으로 승진한 한승희 조사국장은 행정고시 33회 출신으로 2014년 8월부터 2년 4개월간 국세청 조사국장을 역임했다. 한 국장은 본청 조사국장이 그동안 영전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한 국장은 행시 출신이지만 사무관 시절부터 서울청 조사국 조사팀장, 본청 조사1과 1계장, 국제조사과장, 조사기획과장, 서울청 조사4국장을 거치면서 조사 분야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청장으로 승진하는 서 청장은 행시 31회 출신으로 본청 소득지원국장 재임 때 취약계층에 대한 효율적인 홍보를 통해 신고인원을 확대하고 신고 후에는 사후검증을 강화해 부정수급을 방지하는 등 근로장려세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얻었다.

대전청장으로 취임하는 신동렬 원장은 행시 34회로, 재경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사무관 시절 상당 부분을 세제 업무를 맡아 세제 분야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세청으로 자리를 옮겨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세원분석국장 등을 거쳤다.

김희철 신임 광주청장은 호남 출신으로서 행시 36회이며 기수가 낮지만 같은 기수 고위공무원 중 최연장자(1960년생)로 조직관리와 조사역량을 바탕으로 지방청장 반열에 올라섰다.

윤상수 신임 대구청장은 철도고와 국제대, 고려대 정책대학원을 졸업, 7급 공채로 국세청에 발을 디뎠다. 

국세청 법무심사국에서 일하다가 고등법원과 국세심판원(현 조세심판원)으로 파견가기도 했으며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에서 근무하는 등 조사업무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1과장을 지낸 뒤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을 거쳐 국세청 심사1담당관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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