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강동원·김우빈 출연으로 관심이 집중된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가 지난 12일 오후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마스터’는 연말용 오락영화로 손색 없는 작품이었다는 평가다. 두 시간이 넘는 다소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고 20·30·40대를 대표하는 세 배우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며, 의외의 메시지 또한, 꽤나 묵직하게 다가왔다.

◆ 간결하고 빠른 연출… 조의석 감독의 주특기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조의석 감독의 연출이었다. 조 감독의 연출 방식은 전작인 ‘감시자들’(2013·550만명)과 유사했는데 기승전결이 명확하고 사족 없이 시작해 곧고 빠르게 전진해 관객이 틈 돌릴 새 없이 몰아쳤다.
 

리듬감 있는 편집과 사건과 사건의 빠른 연결이 러닝타임 내내 이어졌고 진지함과 유머를 섞어 지루함을 없앴다. 액션 장면이 많지 않지만 극이 절정에 치달을 수록 그 수위를 높여가며, 효과적으로 배치·활용했다. 클로즈업을 주로 쓴 마지막 카 액션 시퀀스 또한, 역동적이었다.
 

‘마스터’는 1부와 2부로 나눌 수 있는 구조인데, 1부는 한국에서 2부는 필리핀으로 로케이션을 확장한 부분도 눈에 띈다. 비슷한 구조가 반복되지만, 필리핀 현지 촬영은 시각적으로 새로움을 줘 극에 활력을 더했다. 

◆ 의외로 묵직한 메시지

‘마스터’에는 과장되지 않은 메시지도 있다. 영화는 비정상이 정상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강요하거나 주입하지 않기에 울림이 있다.
 

이 부분을 담당하는 건 강동원 연기한 지능범죄수사대 김재명 팀장이다. 김재명이 팀원들에게 영국 수상 처칠의 일화를 들려주는 오프닝 시퀀스에도 드러나듯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대단한 정의라고 생각하는 인물이 아니다. 진현필을 잡는 건 경찰로서 할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재명은 자신의 일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잘 해내는’ 인물일 뿐이다.

‘마스터’를 사회 비판적인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담백한 태도는 오히려 우리 사회를 다시 보게 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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