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또다시 겨울 극장가에 ‘눈의 여왕’이 찾아왔다. ‘겨울왕국’의 엘사가 아닌 안데르센의 동화 속 ‘눈의 여왕’이다.
 

러시아 애니메이션인 ‘눈의 여왕’의 3번째 이야기인 ‘눈의 여왕3:눈과 불의 마법대결’(수입 시네마리퍼블릭·배급 이수C&E)이 지난 4일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했다.
 

‘눈의 여왕’ 시리즈는 안데르센의 명작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눈의 여왕의 저주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떠난 용감한 소녀 겔다와 남동생 카이가 펼치는 모험을 담은이야기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겨울왕국’ 역시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한 작품인 만큼 ‘겨울왕국’의 성공으로 ‘눈의 여왕’ 시리즈가 나왔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겨울왕국’보다 1년 먼저 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어린이를 동반하는 부모들은 ‘겨울왕국’ 후속편이라 설명하고 아이들을 극장으로 데려가면 곤란하다. 분명 다른 이야기니까.
 

2013년에 1편이 개봉된 뒤 2014년 2편에 이어 올해 3편을 선보였다. 예상 밖인 점은 디즈니나 드림웍스가 아닌 러시아산 애니메이션인데도 따로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이를 눈치채기 어렵다는 부분이다.
 

이번 시리즈는 3편이지만 앞의 시리즈를 보지 않아도 영화를 즐기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어느 정도 전개되면 등장인물들이 전편의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도 해준다. 하지만 원작 동화를 알고 감상하는 것은 나쁠 게 없다.
 

전체적인 스토리도 아이들이 즐길 만한 긴장감과 속도감을 적절히 배합한 듯하다. 극 중간마다 어린이들이 깔깔 웃음을 터뜨리게 할 만한 슬랩스틱도 적당한 타이밍에 뿌려져 있다.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애니메이션이지만 결말에서 약간 힘이 빠진 듯한 부분이 없지 않다.
 

겨울왕국 열풍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탓일까. 극 중간에 구슬의 힘으로 바뀐 겔다의 모습은 흡사 ‘겨울왕국’의 엘사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겔다 역할을 맡은 성우의 목소리도 익숙하다 싶었는데 ‘겨울왕국’ 안나 목소리의 주인공인 박지윤이 더빙했다. 이 같은 요소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얼마만큼 즐길 것인지는 관객들의 몫인 듯하다. 
 

아이들이 주된 관객이지만 등장인물에는 요즘 대한민국의 현실이 반영된 듯한 인물들도 엿보인다. 이를테면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허영심이나 권력욕만 채우는 트롤 공주나 불의 마왕 같은 인물이다.
 

어딜 가나 ‘뭣이 중헌지’ 모르는 이들은 있는 듯하다. 또 자신이 얻은 힘을 허튼 데 쓰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어린 꿈나무들이 이 영화를 보고 교훈을 얻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자나 깨나 불조심’이란 것도.
 

한편, ‘눈의 여왕3: 눈과 불의 마법대결’은 개봉 첫 주말 좌석점유율 40.8%를 기록하면서 누적관객 수 24만명(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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